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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진 CEO 마티아스 브레스찬 인터뷰

론진이라는 거대한 함선을 이끄는 마티아스 브레스찬을 만나다

  • 이재섭
  • 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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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locca.com/article/%eb%a1%a0%ec%a7%84-ceo-%eb%a7%88%ed%8b%b0%ec%95%84%ec%8a%a4-%eb%b8%8c%eb%a0%88%ec%8a%a4%ec%b0%ac-%ec%9d%b8%ed%84%b0%eb%b7%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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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진 CEO 마티아스 브레스찬 인터뷰
지난 3월 6일과 7일 양일간 론진(Longines)은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갈라 디너와 2025 프레스 초청 행사를 열었다. 론진은 매년 상반기에 신제품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진다. 매번 개최지가 바뀌는 이 연중 행사는 지난해에는 태국 방콕에서, 올해는 한국의 서울에서 열렸다. 필자는 운이 좋게도 작년과 올해 모두 참석했다. 아울러 행사를 위해 내한한 론진의 CEO 마티아스 브레스찬(Matthias Breschan)과도 만날 수 있었다. 해밀턴과 라도의 CEO를 역임했던 이 베테랑은 2020년부터 론진이라는 유서 깊은 브랜드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론진에 대한 그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는 분량과 명확성을 위해 편집 및 요약됐다.
론진을 이끈 지 5년이 되어 간다.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었나?

론진에 합류한 이후 브랜드의 오랜 역사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오랜 역사야말로 론진이 가진 진정한 유산이다. 190년이 넘는 고유한 역사는 시계 제조 분야에서 론진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나는 브랜드가 CEO인 나에게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브랜드에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CEO는 브랜드를 이해하고 강점을 찾아내야 한다. 강점을 더욱 강화하고 향후 20년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2020년 7월 1일 론진의 CEO가 됐다. 론진은 내가 취임하기 전부터 이미 스위스 시계 업계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브랜드 중 하나였다. 나는 론진의 풍부한 헤리티지를 존중하는 동시에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접근 방식을 도입하는데 집중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브랜드의 전통에 경의를 표하면서 기술적 혁신과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을 접목한 다양한 모델을 선보여왔다. 론진의 핵심 가치인 우아함, 전통 그리고 성능을 유지하면서 젊고 보다 폭넓은 고객층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공감할 수 있도록 브랜드를 진화시켰다. 

론진의 여성용 시계 미니 돌체비타(Mini DolceVita).

론진의 여성용 시계 미니 돌체비타(Mini DolceVita).

론진의 여성용 시계 미니 돌체비타(Mini DolceVita).

론진의 여성용 시계 미니 돌체비타(Mini DolceV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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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진의 강점은 무엇인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사랑받는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광범위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고객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게다가 론진은 스포츠 워치와 클래식 워치 사이에서 뛰어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을 통해 각기 다른 취향과 선호도를 가진 고객들에게 적합한 옵션을 제공한다. 무엇보다도 론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역사와 유산을 가지고 있다. 이는 브랜드의 품질과 장인정신에 대한 명성을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빈티지 시계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는 와중에 애호가 및 수집가들 사이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나는 론진이 브레게(Breguet) 다음으로 멋진 역사와 전통을 가진 스위스 시계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이는 미래에도 지속적인 성공을 구축할 수 있는 훌륭한 기반이 될 것이다.

시계 시장에서 주목하는 트렌드가 있다면?

전 세계적으로 빈티지 워치와 해당 브랜드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론진은 풍부하고 독보적인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트렌드를 더욱 의미 있게 반영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2025년 신제품 울트라-크론 카본(Ultra-Chron Carbon).

2025년의 주요 신제품과 키워드에 대해 알려달라.

론진의 2025년 키워드는 일관성(Consistency)과 연속성(Continuity)이다. 2025년 신제품에는 클래식 워치, 스포츠 워치, 남성용 시계, 여성용 시계 등이 골고루 포함되어 있다. 또한, 고진동 무브먼트를 탑재한 울트라-크론 카본, 연말에 출시될 새로운 스피릿, 울트라-크론의 헤리티지 모델처럼 빈티지 감성을 살린 시계도 있다. 울트라-크론은 스포츠 경기의 시간 측정 방식을 혁신한 고진동 무브먼트를 사용한다. 1914년에 론진은 최초로 1/10초를 측정했고, 1916년에는 1/100초까지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다양한 스포츠에서 정밀한 타임키핑을 위해 론진의 시계를 사용했다. 론진은 뛰어난 기술로 높은 명성을 쌓았다. 

 

론진이 속한 세그먼트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론진 시계의 가격대는 1,000~5,000 스위스프랑이다. 론진은 지난 10년간 가격 정책을 유지했으며, 향후 10년간 바뀌지 않을 것이다. 론진이 가격을 더 높이거나 낮출 이유는 없다. 위로는 오메가, 아래로는 티쏘가 있기 때문이다. 론진이 속한 세그먼트에는 강력한 경쟁자가 많다. 이들 중 일부는 가격을 인상했다. 브랜드를 새롭게 정의하려면 먼저 제품의 본질을 바꾸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브랜드가 단순히 가격만 올리고 제품의 본질은 바꾸지 않은 채 럭셔리 브랜드라고 주장한다. 이는 소비자를 속이고 기만하는 행위다. 가격을 올린다고 럭셔리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터무니없는 생각이다. 스와치 그룹의 모든 브랜드는 각자의 가격대에 머물러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론진은 론진이 속한 세그먼트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와치 그룹 산하의 무브먼트 제조 업체 ETA. 론진은 ETA로부터 론진만을 위한 무브먼트를 독점 공급 받고 있다.

기술적 관점에서 론진의 경쟁력은 어떤 것인가?

론진은 수직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바늘은 유니버소(Universo), 케이스는 뤼당(Ruedin), 다이얼은 루바텔 에 베이어만(Rubattel et Weyermann), 무브먼트는 ETA가 생산한다. 이들 회사는 그룹 내 다른 브랜드에도 부품을 공급한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우리는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혁신이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때 외부 업체를 설득할 필요 없이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다. 이것은 론진이 가진 엄청난 강점이다.

론진은 방대한 아카이브가 있고 수집가도 많다. 헤리티지 모델을 출시할 때 외부의 컬렉터 그룹과 교류를 하고 피드백을 얻기도 하는가?

론진은 고유한 유산에서 영감을 받아 아카이브에 있는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현대적인 요소와 결합해 시대를 초월한 혁신적인 시계를 만든다. 나는 우아함, 전통 그리고 성능이라는 론진의 가치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수집가들과의 만남을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신제품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 1940년에 제작된 골드 케이스의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시계. 핸드와인딩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의 걸작 칼리버 13ZN이 들어 있다. 현재 컬렉터스 코너에서 판매중이다.

  • 1969년에 제작된 울트라-크론 오리지널 모델. 고진동 무브먼트(칼리버 431)를 탑재했다. 현재 컬렉터스 코너에서 판매중이다.

컬렉터스 코너(Collector's Corner)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컬렉터스 코너는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론진은 다채로운 빈티지 시계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컬렉터스 코너는 풍부한 유산을 보존하고 장인정신을 기리고자 하는 우리의 헌신을 반영한다. 자체적으로 빈티지 시계를 복원하고 판매해 시계의 진위성과 품질을 보장한다. 이를 통해 각각의 시계에 담긴 역사와 특별한 이야기를 소중히 여기는 애호가 및 수집가들이 브랜드의 유산을 공유한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의 목표는 인증 중고 시장(Certified Pre-owned, CPO)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론진의 풍부한 유산을 알리는데 있다. 

빈티지 시계를 발굴하고 레트로 워치를 출시하는 것이 론진에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가?

울트라-크론이나 레전드 다이버와 같은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재해석할 때 단순히 모방을 하는 게 아니다. 본래의 정신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장인 정신과 기술을 접목해 재해석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론진의 헤리티지 모델이 많은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론진의 위대한 역사와 업적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동감한다. 많은 사람들이 론진의 유산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대규모 헤리티지 컨퍼런스 및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일반 소비자와 VIP 고객은 물론이고 판매 직원을 스위스로 초대해 브랜드의 유구한 역사와 환상적인 유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는 론진의 역사와 유산을 알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지난 2월 새롭게 단장한 현대백화점 판교 부티크.

론진은 한국에서 부티크를 열고 행사를 진행하며 소비자들에게 고급 시계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다음 계획과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로컬 마켓을 찾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다. 관광객들이 면세점에서 시계를 구입하는 것은 당연히 기쁘지만 로컬 마켓에서 더욱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이를 위해 로컬 마켓을 찾는 고객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계속해서 개발해 나갈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특별하고 독점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론진 부티크의 자체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있다. 끝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통망을 강화하고 리테일 파트너와의 관계를 개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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