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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브뎃 레제피 그리고 미니트 이네르테

주목 받는 독립 시계 제작자와 그의 첫 번째 작품

  • 이재섭
  •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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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브뎃 레제피 그리고 미니트 이네르테

엔데믹 이후 시계 업계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제자리로 회귀하고 있다. 호기심은 조금씩 무디어지고, 매출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과열됐던 시장이 차갑게 식어가는 와중에도 독립 시계의 위상은 견고한 듯하다. 새로움을 향한 갈망, 몰개성에 대한 저항, 예술적 가치의 발견 등 이전과는 다른 인식이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시계를 자산과 투자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자본주의적 견해도 스며들어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간에 불과 몇 년 사이 많은 신진 제작자가 우후죽순처럼 나타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는 매우 고무적이며, 시계 시장의 저변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도유망한 워치메이커들은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한 시계를 앞세워 세대교체를 주도하고 있다. 그 중에는 제브뎃 레제피(Xhevdet Rexhepi)도 있다. 

그 남자

제브뎃 레제피는 세르비아와 분리 독립 문제로 분쟁을 겪고 있는 코소보 출신의 난민으로, 어린 시절 그의 형인 레젭 레제피(Rexhep Rexhepi)와 함께 아버지가 있는 스위스로 이주했다. 워치메이킹 씬의 슈퍼스타로 등극한 형처럼 제브뎃 레제피 역시 파텍 필립에서 견습생활을 했다. 최고의 브랜드에서 3년간 수학한 그는 MHC(Manufacture Hautes Complications)로 자리를 옮겨 1년을 근무한 뒤 형과 7년간 동고동락하며 브랜드를 성공궤도에 올려놓았다. 레젭 레제피가 역경을 극복하고 독립 시계의 대표 주자로 우뚝 서자 제브뎃 레제피는 떠났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싶다는 열망이 그를 새로운 도전으로 이끌었다. 제브뎃 레제피는 지난 2022년 SNS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설립했음을 알렸다. 그리고 얼마 뒤인 2023년 1월 자신의 첫 번째 시계 미니트 이네르테(Minute Inerte)를 공개했다. 그리고 미니트 이네르테는 정식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도심 속 둥지

제네바의 버스 터미널 근방에 위치한 제브뎃 레제피의 공방은 커다란 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제법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이라 업무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까 싶었지만 산속에 처박혀 도인처럼 시계를 만드는 것은 요즘 시대와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긴 많은 사람과 교류하고 자신을 홍보하려면 도심이 낫지 싶다. 게다가 제브뎃 레제피는 젊지 않은가!

약속 시간에 맞춰 공방 문을 두드리자 제브뎃 레제피의 동료가 반갑게 맞이해줬다. 응접실로 안내를 해준 뒤 제브뎃 레제피가 곧 올 거라고 알려줬다. 주인공이 마지막에 등장하는 클리셰는 유효했다. 그가 오기 전까지 응접실을 둘러보았다. 새롭게 단장한 응접실 벽 한 켠은 제브뎃 레제피가 그린 스케치로 가득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는 그림 그리는 것을 즐긴다고 했다. 영감이 떠오르면 스케치로 남겼다가 작업할 때 참고한다고 한다. 스케치 옆에는 그가 파텍 필립에서 견습 생활을 한 뒤에 받은 수료증이 걸려 있었다. 

얼마 뒤 제브뎃 레제피가 헐레벌떡 공방으로 들어왔다. 얼굴이 붉게 상기된 그는 꽃가루 알러지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늦었다며 양해를 구했다. 서글서글한 인상의 청년은 수줍어 하는 듯했다. 그는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지 잘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시계를 정식으로 출시하지도 않은,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설립한지 이제 겨우 3년차인 워치메이커가 견디기에는 부담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잘나가는 형의 후광 때문일까? 아니면 미래의 스타에게 보내는 응원과 환호일까? 제브뎃 레제피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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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브뎃 레제피가 공방을 안내해줬다. 작업장에는 제브뎃 레제피를 돕는 워치메이커 3명과 엔지니어 1명이 근무하고 있다. 그는 워치메이커를 더 고용할 거라고 했다. 워치메이커 벤치는 따사로운 햇빛이 들어오는 창 옆에 자리잡고 있었다. 제네바 스트라이프 장식을 위한 기계도 보였다. 이곳저곳 둘러보던 차에 제브뎃 레제피가 두 손으로 트레이를 들고 내 앞에 나타났다. 트레이에는 미니트 이레르테의 프로토타입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하나는 파스텔 블루, 다른 하나는 에메랄드 그린 다이얼이었다. 

멈춰진 시간

이네르테는 프랑스어로 ‘움직이지 않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시계의 이름을 ‘움직이지 않는 분’으로 풀이할 수 있다. 관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편적으로 시간은 절대적인 양(量)이자 불변의 개념이다. 그렇기에 움직이지 않는 분은 논리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는다. 허나 시계에서는 얼마든지 분, 정확히는 분침을 멈추는 것이 가능하다. 적어도 눈으로 보기에는 그렇다. 

 

고전적인 레이아웃을 따른 미니트 이네르테의 중앙에는 시침과 분침이, 6시 방향에는 초침이 놓여 있다. 일견 평범해 보이는 이 시계에 숨겨진 트릭이 있다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다. 제브뎃 레제피 자신은 스리 핸즈 워치를 좋아하지만 기능까지 단순한 것은 원치 않는다고 한다. 겉모습은 단순하지만 내면은 복잡한 시계를 만들고자 한다는 것이다. 눈 여겨 볼 것은 초침이다. 평범한 시계의 초침은 1분에 한 바퀴를 회전한다. 이것은 바늘로 시간을 표시하는 시계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따라야 할 대원칙이다. 하지만 미니트 이네르테는 기존의 굳건한 질서를 무너뜨린다. 미니트 이네르테의 초침은 60초가 아닌 58초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뒤 그 자리에 멈춰 선다. 그리고 2초 뒤 활동을 재개한다.

이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분침의 움직임이다. 통상 분침은 센터 휠과 연결된 캐논 피니언에 부착하는데, 캐논 피니언과 센터 휠은 같은 속도로 회전한다. 즉, 한 바퀴를 회전하는데 60분이 걸린다. 센터 휠은 배럴로부터 직접 동력을 전달받기 때문에 메인스프링이 완전히 풀릴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미니트 이네르테의 독특함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현된다. 미니트 이네르테의 분침은 초침이 한 바퀴를 완주할 때까지 미동도 없이 현재의 분을 가리킨다. 그러다 초침이 58초만에 돌아온 후 2초가 지나면 정확히 한 칸 앞으로 이동하며 다음 분을 표시한다. 2초간 멈춰 있던 초침은 분침이 점프하면 그제서야 앞으로 달려나간다. 마치 크로노그래프 분 카운터의 바늘이 60초마다 한 칸씩 이동하는 점핑 미닛 카운터와도 유사하다. 

스위스의 기차역에서 볼 수 있는 철도 시계.
출처 : 스위스 연방 철도(SBB CFF FFS)

미니트 이네르테는 수많은 기계식 시계 중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희귀종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미니트 이네르테의 구동 방식이 스위스인에게는 익숙하다는 것이다. 산악 국가인 스위스는 철도 교통이 발달한 나라다. 기차 운행의 핵심은 시간 엄수다. 출발 및 도착 시간은 정확해야 하며, 모두가 같은 시간을 공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철도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1944년 스위스 연방 철도(SBB) 직원 한스 힐피커는 직원과 승객 모두가 시간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굵고 선명한 인덱스와 바늘을 사용한 스위스 철도 시계를 고안했다. 처음에는 모터로 구동하는 무브먼트의 오차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후 초침용 무브먼트와 시침 및 분침용 무브먼트를 분리해 문제를 해결했다.

스위스 철도 시계의 작동 원리는 미니트 이네르테와 다르지 않다. 초침은 58초에 한 바퀴 회전한 뒤 제자리에 2초간 머무른다. 이때 중앙 시스템의 기준 시계가 모든 철도 시계에 1분마다 시보를 발신한다. 철도 시계의 분침은 시보 전파를 수신하는 즉시 한 칸 앞으로 이동한다. 분침이 이동하면 초침도 다시 움직인다. 스위스 철도 시계에서 2초의 의미는 오차를 수정하고 모든 시계를 동기화하기 위해 필요한 마진이다. 제브뎃 레제피는 미니트 이네르테의 아이디어가 스위스 철도 시계에서 유래했다고 밝혔다. 모든 것이 새로웠을 낯선 이국에서 철도 시계가 제브뎃 레제피에게 남긴 인상은 그토록 강렬했나 보다. 참고로 제브뎃 레제피는 스몰 세컨즈 다이얼을 교정할 것이라고 했다. 프로토타입의 스몰 세컨즈 다이얼은 60초를 측정할 수 있게 디자인했는데 58초에 한 바퀴 회전하는 초침과 딱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제브뎃 레제피는 그렇게 서서히 시계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었다. 

건축학적 접근

미니트 이네르테는 기능만큼이나 디자인도 제브뎃 레제피의 취향과 가치관이 크게 반영됐다. 다이얼은 장식으로 화려하게 치장하기보다는 가독성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빛 반사를 막기 위해 광택을 내는 대신 매트한 질감으로 표면을 처리한 다이얼은 입체감을 조성하고자 구역을 나누고 높이를 달리 설정했다. 인덱스는 제브뎃 레제피의 주요 관심사인 건축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아치 형태로 된 출입구(doorway)의 이맛돌(keystone)을 참고했다. 바 형태로 제작한 뒤 블랙 폴리싱으로 거울처럼 광택을 낸 3, 9, 12시 인덱스는 매트한 다이얼과 대비를 이룬다. 나머지 인덱스는 중앙 다이얼의 둘레를 따라 곡선 형태로 가공했다. 눈썰미가 좋다면 발견했을 것이다. 1시 방향의 인덱스 위에는 숫자 1이 적혀 있다는 것을. 이는 미니트 이네르테가 제브뎃 레제피의 첫 번째 시계라는 의미다. 그의 두 번째 시계에는 2시 방향 인덱스 상단에 숫자 2가 적혀 있을 것이다. 짐작했겠지만 제브뎃 레제피는 총 12가지 시계를 만들 거라고 한다. 

6시 방향의 구멍을 통해 볼 수 있는 무브먼트 표면은 벽돌을 쌓아 올린 건물의 외벽을 연상시킨다. 끌을 이용해 플레이트를 눌러 패턴을 새기는데 이 역시 건축에서 연유했다. 인덱스처럼 블랙 폴리싱한 바늘의 디자인도 특이하기는 매한가지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시침과 분침은 제작자의 의도와 시계의 성격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주사기 모양의 분침은 끝 부분을 뾰족하게 다듬고 빨간색으로 칠했다. 길이도 미니트 트랙에 딱 맞게 재단했다. 모두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타원형의 시침은 눈을 의미한다. 인덱스와 시침이 겹치면 마치 눈과 눈썹처럼 보인다. 이는 창작의 원천이 된 바깥 세계를 관찰하는 제브뎃 레제피의 눈을 묘사한 것이다. 

손목 위에서

플래티넘 케이스의 지름은 38mm, 두께는 8.5mm로 현대 드레스 워치의 크기로는 이상적이다. 전면에서 바라본 케이스는 층이진 케이스와 러그를 가지고 있다. 빈티지 시계에서 주로 보이는 양식으로 전통에 대한 헌사와 건축학적 요소를 동시에 담고 있다. 제브뎃 레제피는 옛 회중 시계의 케이스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언급했다. 케이스 안에 살짝 파묻히듯 설치한 크라운도 예스럽게 다가왔다. 호쾌하게 뻗은 긴 러그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급격한 각도로 꺾여 있다. 이는 중세 시대의 건축물에서 착안한 디자인이라는 제브뎃 레제피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고딕 양식의 첨두 아치(Pointed arch)나 리브 볼트(Rib vault)를 연상시키는 러그가 케이스를 지탱하는 기둥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무브먼트를 온전히 드러내는 케이스백은 전통적인 스냅백 방식이다. 케이스백의 글라스는 무브먼트 중앙의 센터 휠 브리지 때문에 살짝 오목하게 제작했다. 그 정도가 미세해서 착용했을 때 거슬리지 않았다. 그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방수 성능은 30m이지만 이 시계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단점이나 제약이 될 요소로 보이지는 않는다. 

무브먼트

무브먼트에서도 대칭과 직선을 활용한 안정적인 구성을 엿볼 수 있다. 독특하게도 무브먼트는 시계를 옆으로 뉘였을 때 글자를 바로 읽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무브먼트를 반 이상 덮는 거대한 브리지는 배럴과 기어트레인을 고정한다. 브리지와 플레이트를 잇는 2개의 나사는 일반적인 손목 시계에서 보기 힘든 크기다. 제네바 스트라이프는 폭이 넓고 약간 얕게 처리해 고풍스럽게 느껴진다. 제브뎃 레제피는 브리지가 크기 때문에 제네바 스트라이프의 폭이 좁으면 예뻐 보이지 않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센터 휠은 블랙 폴리싱과 베벨링으로 정교하게 마감한 콕에 의해 고정되어 있다. 시계를 바라보며 느껴지는 긴장감은 익숙하지 않은 형태에서 비롯된 듯하다. 주얼 홀 역시 깨끗하게 처리했다. 브리지 하단에 설치한 막대는 메인스프링이 풀리는 것을 막아주는 클릭 스프링이다. 대칭을 위해 독특한 모양으로 제작했는데 제브뎃 레제피가 이탈리아 여행 중에 방문했던 베니스 팔라쪼 그리마니 박물관에서 착안했다. 남은 부분에는 직경이 큰 밸런스 휠과 이를 고정하는 콕이 있다. 이 같은 구조는 과거 레핀 스타일이 정립되기 이전의 양식을 차용한 것이다. 밸런스 휠과 밸런스 콕을 잇는 스터드를 부채꼴 형태의 부품을 이용해 측면에서 고정하는 방식 역시 참신하다. 열처리한 브레게 오버코일 밸런스 스프링은 오래된 시계에서 볼 수 있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팰릿 포크는 특이하게도 캡 주얼이 있는 커버로 덮은 뒤 잉카블록이나 키프를 적용하지 않았는데 이 역시 충격 흡수 장치가 개발되지 않았거나 대중화되기 이전에 만들어진 빈티지 시계의 양식을 가져다 쓴 것으로 보인다. 프로토타입에서는 열처리한 파란색 이스케이프 휠을 사용했는데 공급 업체가 마땅치 않아 실제 제품에서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점핑 미닛 메커니즘의 원리는 레몽투아 데갈리테(Remontoir d’égalite)를 응용했다. 이스케이프먼트에 일정한 간격으로 동력을 제공하여 정밀성을 높이는 레몽투아 데갈리테는 점핑 세컨즈와 주로 엮인다. 이 경우 에너지를 모았다가 방출하는 레몽투아 데갈리테 메커니즘에 초침이 연결된 톱니바퀴가 포함된다. 매초당 이빨이 하나씩 앞으로 이동하는 톱니바퀴에 초침을 달면 점핑 세컨즈가 되는 것이다. 미니트 이네르테는 레몽투아 데갈리테의 단위를 초에서 분으로 확장했다. 다시 말해, 초침 대신 분침이 1분에 한 칸씩 앞으로 움직이도록 만든 것이다. 분침을 1분에 한 칸 움직이려면 순간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러한 메커니즘을 원만하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레몽투아 데갈리테 같은 장치가 필요하다. 레몽투아 데갈리테 메커니즘을 고정하는 콕(cock)은 센터 휠, 밸런스를 붙잡는 브리지와 같은 코드를 공유한다.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을 거울처럼 블랙 폴리싱 처리했으며, 형태는 미니트 이네르테를 관통하는 주제 중 하나인 건축물에서 착안했음을 알 수 있다. 미니트 이네르테의 시간당 진동수는 18,000vph(2.5Hz). 로우 비트만의 나긋나긋하고 여유로운 움직임과 소리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커다란 직경의 밸런스 휠에는 미세 조정을 위한 나사를 박았다. 

미래

제브뎃 레제피가 정한 미니트 이네르테의 수량은 70개다. 파스텔 블루 50개, 에메랄드 그린 10개, 나머지 10개는 정해지지 않았다. 제브뎃 레제피가 공방에서 보여준 보라색 다이얼일지도 모른다. 제브뎃 레제피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켜고 2023년에 보라색 다이얼을 구상한 흔적을 보여줬다. 60개는 이미 주인이 정해졌으며, 남은 10개는 누구에게 판매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그는 시계의 주인을 고르는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 참고로 그의 시계를 구입하기 위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대략 1,000명쯤 된다. 제브뎃 레제피 자신도 많이 놀랐다고 한다. 그에게 쏟아진 뜨거운 관심은 진짜였다. 그러나 제브뎃 레제피는 많은 양을 생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덩치를 키우기 보다는 자신의 창작욕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길을 택한 것이다. 끝으로 미니트 이네르테의 다음 시계에 대해서도 이미 구상해 놓았다고 귀띔했다. 

제브뎃 레제피에게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그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이 많지 않다. 하지만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볼 필요는 없다. 그는 아직 젊고, 시간은 충분하다. 무엇보다 확고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제브뎃 레제피의 다음 시계는 무엇이 될까? 제브뎃 레제피는 어떤 시계 제작자로 성장할까? 다음 만남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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