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G 2025] 에르메스](https://www.klocca.com/wp-content/uploads/2025/04/Le-temps-Hermes-copyright-Tom-Johnson-24-e1744696267869.webp)
시계에 대한 에르메스(Hermès)의 접근법은 시적이다. 디자인은 유려하고 기능을 풀어내는 방식은 재치가 번뜩인다. 기성 시계에서 보기 어려운 에르만스만의 문법과 시간에 대한 독특한 해석은 에르메스 시계를 지배하는 세계관이다. 여기에 프랑스 감성을 한 술 끼얹으면 완성이다. 올해 에르메스는 지난 2011년에 선보인 르 땅 서스팡뒤를 다시 한 번 전면에 내세웠다. 주얼리와 하나된 듯한 마이용 리브르나 메티에 다르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아쏘 로카바 드 리르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1년에 등장한 르 땅 서스팡뒤는 말 그대로 시간을 멈추는 시계(프랑스어로 르 땅 서스팡뒤는 정지된 시간이라는 뜻이다)였다. 시간의 경과를 강조하는 보통의 시계와 달리 르 땅 서스팡뒤는 시간의 공백을 보여준다. 시간이 멈춘 마법 같은 순간을 기계식 시계로 구현한 에르메스는 바로 그때가 우리 삶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임을 강조했다. 르 땅 서스팡뒤는 새로운 시계에 목마른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이는 2011년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 남성 시계 부문 수상이라는 놀랄만한 결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다소 낭만적이고 철학적이었던 이 시계는 약간은 시대를 앞서간 듯한 인상을 주었다. 누군가에게는 정통성을 운운하기 어려운 후발 주자들이 종종 일삼는 일탈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게다가 당시에는 시계 시장의 다양성이 지금과 같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때가 무르익었다. 에르메스 시계의 특별함을 알리기에 르 땅 서스팡뒤만한 적임자는 없다. 시간의 관념을 비트는 르 땅 서스팡뒤는 에르메스가 시계와 시간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새로운 아쏘 르 땅 서스팡뒤(Arceau Le Temps Suspendu)는 미학적인 디테일을 제외하면 2011년의 오리지널 모델을 거의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다이얼이다. 브랭 데저트(Brun desert), 루즈 셀리에(Rouge sellier), 블루(Bleu)까지 총 3가지 색상으로 출시한 다이얼의 중앙에 반투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추가했다. 오픈워크 다이얼은 시간이 멈출 때 무대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이전 제품은 시간이 멈추는 과정을 추상적으로 받아들여야 했다면 이번 신제품은 기계적 묘미를 더해 사용자로 하여금 보다 능동적인 주체가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여러 층으로 나뉘어진 다이얼은 상당한 입체감을 제공한다. 아라비아 숫자 12만 유일하게 어플리케 인덱스를 사용하고 마감과 높낮이도 차이를 뒀다. 이유는 이곳이 이 시계에서 가장 중요한 르 땅 서스팡뒤 존(Zone)이기 때문이다. 케이스 9시 방향 측면에 놓인 버튼을 누르면 시침과 분침이 알파벳 V자 모양으로 모이고, 날짜를 가리키던 바늘은 종적을 감춘다. 이 상태에서 무브먼트는 멈춰 있는 듯 보이지만 시간의 흐름을 계속해서 추적하는 중이다. 언제든 다시 버튼을 누르면 현재 시간과 날짜를 표시하기 위해서다.
아쏘의 케이스는 등자 모양의 비대칭 러그가 특징이다. 폴리시드 가공한 지름 42mm의 케이스는 로즈 골드나 화이트 골드로 제작한다. 시계를 조작하는 2시 방향의 크라운도, 시간을 멈추는 9시 방향의 푸시 버튼도 비대칭한 디자인에 일조한다. 날짜 인디케이터도 치우쳐 있기는 마찬가지다. 많은 요소들이 시계의 정형에서 벗어나 있지만 그것이야말로 아쏘 르 땅 서스팡뒤만의 매력이다. 어차피 이 시계는 시간을 멈추는 반항아가 아니었던가.
셀프와인딩 칼리버 H1837은 에르메스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무브먼트 제조업체 보셰가 공급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45시간이다. 에르메스를 상징하는 알파벳 H 모티프로 로터와 무브먼트를 장식했다. 르 땅 서스팡뒤 모듈은 장-마크 비더레흐트의 아장호(Agenhor)가 개발했다. 시와 분 및 날짜와 연동된 2개의 컬럼 휠이 르 땅 서스팡뒤 모드로의 전환을 담당한다. 시침과 분침은 스네일 캠과 피니언 그리고 기이한 형태의 랙(rack)에 연결되어 360°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으로 움직인다. 날짜를 가리키는 바늘 역시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을 따른다. 르 땅 서스팡뒤 모드로 바뀌면 오른쪽으로 쏜살같이 날아가 이내 자취를 감춘다. 르 땅 서스팡뒤 모듈의 정교함과 복잡함은 부품 수로 유추할 수 있다. 르 땅 서스팡뒤 모듈을 구성하는 부품은 145개나 된다. 참고로 칼리버 H1837에 사용된 부품이 175개다.
앨리게이터 악어 가죽 스트랩은 다이얼에 따라 색을 달리 한다. 스트랩에는 케이스와 동일한 소재의 폴딩 버클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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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름 :
- 42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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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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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 :
- 로즈 골드, 화이트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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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 :
- 사파이어 크리스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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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수 :
- 3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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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랩 / 브레이슬릿 :
- 루즈 셀리에, 에토프, 블루 앨리게이터 악어 가죽 스트랩, 로즈 골드 또는 화이트 골드 폴딩 버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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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얼 :
- 루즈 셀리에(레드), 브랭 데저트(베이지),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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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먼트 :
- H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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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식 :
- 셀프와인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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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능 :
- 시, 분, 날짜, 타임 서스펜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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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당 진동수 :
- 28,800vph(4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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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리저브 :
- 4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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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
- 문의
르 땅 서스팡뒤를 에르메스 컷으로 이식했다. 2024년에 데뷔한 에르메스 컷이 스포티한 면을 갖춘 유니섹스 워치였다면 에르메스 컷 르 땅 서스팡뒤(Hermès Cut Le temps suspendu)는 지름이 36mm에서 39mm로 커져 남성용 시계에 가까워졌다. 물론 여성도 착용하지 말란 법은 없다. 르 땅 서스팡뒤 모듈의 지름이 31.5mm이기 때문에 케이스 지름을 늘린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케이스는 로즈 골드로만 제작한다. 대신 베젤에 60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모델이 있다. 케이스는 새틴 브러시드 가공했으며, 타원형으로 깎아낸 케이스 측면과 베젤 모서리는 폴리시드 가공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살렸다. 방수는 100m로 변동이 없다.
선버스트 가공한 레드 및 오팔린 실버 다이얼은 르 땅 서스팡뒤 기능에 맞춰 재구성했다. 르 땅 서스팡뒤를 가동했을 때 시침과 분침이 모이는 12시 방향의 르 땅 서스팡뒤 존을 별도로 구획했다. 앙증맞은 바통 핸즈와 어플리케 인덱스에는 슈퍼 루미노바를 채웠다. 에르메스 컷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에르메스 – 파리 및 르 땅 서스팡뒤 문구가 다이얼을 심심해 보이지 않게 해준다. 4시 방향에는 24초에 한 바퀴를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바늘이 있다. 르 땅 서스팡뒤를 작동해도 바늘은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데, 시간이 정지해도 무브먼트는 계속 작동하며 흘러가는 시간을 측정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글라스백을 통해 셀프와인딩 칼리버 H1912를 감상할 수 있다. 보셰가 제작한 이 무브먼트는 175개의 부품과 133개의 르 땅 서스팡뒤 모듈로 구성됐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 vph(4Hz), 파워리저브는 45시간이다. 마감은 평이하며, 로터와 무브먼트 표면을 에르메스 H 모티프로 꾸몄다.
로즈 골드로 제작한 브레이슬릿은 알파벳 H 모양의 링크는 브러시드, 중간의 직사각형 링크는 폴리시드 가공했다. 인터체인저블 시스템을 적용해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브레이슬릿과 러버 스트랩을 탈부착할 수 있다. 다양한 색상의 러버 스트랩을 통해 원하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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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름 :
- 39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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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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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 :
- 로즈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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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 :
- 사파이어 크리스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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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수 :
- 1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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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랩 / 브레이슬릿 :
- 로즈 골드 브레이슬릿, 로즈 골드 폴딩 버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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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얼 :
- 레드, 오팔린 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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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먼트 :
- H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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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식 :
- 셀프와인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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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능 :
- 시, 분, 24초 인디케이터, 타임 서스펜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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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당 진동수 :
- 28,800vph(4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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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리저브 :
- 4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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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
- 문의
에르메스 마이용 시리즈가 시계로도 영역을 넓혔다. 새로운 마이용 리브르(Maillon libre) 컬렉션은 에르메스의 아이코닉한 쉔 당크르(Chaine d’Ancre) 체인 모티프를 손목 시계와 브로치 시계로 재해석했다.
마이용 리브르 손목 시계는 로즈 골드와 화이트 골드로 선보인다. 브레이슬릿에 통합된 형태의 케이스는 곡선으로 이루어진 정교한 구조가 돋보인다. 베젤, 브레이슬릿에는 브릴리언트 또는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가 빼곡히 박혀 있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중간중간에는 쿠션 형태의 다이아몬드 또는 테라코타 투르말린이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6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비드 세팅한 다이얼에는 시와 분을 알려주는 바통 핸즈를 설치했다. 케이스 내부에는 ETA에서 제작한 쿼츠 무브먼트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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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기 :
- 16.5mm X 27.7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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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 :
- 로즈 골드, 화이트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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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랩 / 브레이슬릿 :
- 로즈 골드 또는 화이트 골드 브레이슬릿, 로즈 골드 또는 화이트 골드 폴딩 버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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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얼 :
- 로즈 골드, 화이트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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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먼트 :
- ETA E01.701 H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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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식 :
- 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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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능 :
- 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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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
- 문의
마이용 리브르 브로치 시계는 브로치로 사용할 수도 있고, 검은색 앨리게이터 악어 가죽 또는 소가죽으로 제작한 종 모양의 덮개를 이용해 펜던트로도 활용할 수 있다. 로즈 골드 모델에는 로즈 골드 다이얼을, 화이트 골드 모델에는 오닉스 다이얼을 매칭했다. 다이얼, 베젤, 브로치는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화려함을 강조했다. 여기에 인디콜라이트 투르말린과 테라코타 투르말린을 센터 스톤으로 세팅해 피날레를 장식했다. 마이용 리브르 손목 시계와 같은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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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기 :
- 35mm X 23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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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 :
- 로즈 골드, 화이트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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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얼 :
- 로즈 골드, 오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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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먼트 :
- ETA E01.701 H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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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식 :
- 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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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능 :
- 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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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
- 문의
장인정신을 대변하는 메티에 다르에 유쾌함을 버무린 신제품이다. 새하얀 캔버스이자 예술의 무대가 되는 아쏘는 에르메스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앙리 도리니(Henri d’Origny)가 1978년에 디자인한 에르메스의 아이콘이다. 웃음 짓게 만드는 애니메이션, 인그레이빙, 미니어처 페인팅, 말총 마케트리 기법을 한데 모은 아쏘 로카바 드 리르(Arceau Rocabar de rire)는 디미트리 리발첸코(Dimitri Rybaltchenko)가 디자인한 로카바 드 리르(Rocabar de rire) 실크 스카프의 말을 재해석했다.
지름 41mm 케이스는 화이트 골드로 제작했다. 무반사 코팅 처리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앞면과 뒷면 모두에 사용했다. 방수는 30m다. 셀프와인딩 칼리버 H1837은 풀 로터를 사용하고도 두께가 3.7mm 밖에 되지 않아 아쏘 같은 우아한 시계에 제격이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50시간이다. 깊이 있는 색감을 지닌 블루 아비스 앨리게이터 악어 가죽 스트랩은 갈색 말과 스트라이프 패턴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아쏘 로카바 드 리르는 12개 한정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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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름 :
- 4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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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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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 :
- 화이트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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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 :
- 사파이어 크리스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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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수 :
- 3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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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랩 / 브레이슬릿 :
- 블루 아비스 앨리게이터 악어 가죽 스트랩, 화이트 골드 폴딩 버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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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얼 :
- 핸드 인그레이빙한 움직이는 말, 미니어처 페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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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먼트 :
- H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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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식 :
- 셀프와인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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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능 :
- 시, 분, 온-디맨드 임펄스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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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당 진동수 :
- 28,800vph(4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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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리저브 :
- 5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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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
-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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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량 :
- 1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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