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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G 2025] 제니스 G.F.J

칼리버 135는 과거의 ‘복각’이 아니라 전설의 ‘부활’이다.

  • 이상우
  • 202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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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G 2025] 제니스 G.F.J

꽤 오랫동안 제니스(Zenith)는 크로노마스터, 데피, 파일럿 등 스포츠 워치 컬렉션에 주력했다. 하지만 제니스는 정통 드레스 워치를 만들었던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동시에 정확한 무브먼트로 그 옛날 천문대 크로노미터 대회를 휩쓸었던 화려한 경력도 있다. 올해 설립 160주년을 기념해 제니스는 천문대 크로노미터 대회의 황금기를 빛냈던 전설적인 무브먼트 칼리버 135(Caliber 135)를 부활시켰다. 

새 타임피스의 이름 ‘G.F.J’는 브랜드의 창립자 조르주 파브르-자코(Georges Favre-Jacot)의 이니셜에서 따온 것이다. 1865년 제니스를 창립한 그는 현존하는 시계 중에서 가장 정밀하고 신뢰성 높은 ‘완벽한 시계’를 만들고자 했다. 하늘에서 가장 높은 지점을 의미하는 ‘제니스’라는 이름 또한 이러한 철학 아래 탄생한 것이다. 

이번 신제품의 가치를 제대로 전하려면 먼저 칼리버 135에 대한 이야기부터 풀어내야 한다. 과거 천문대 크로노미터 대회는 시계의 정밀도를 측정하고 보증하는 중요한 이벤트였다. 대회에서 수상하는 것은 브랜드의 기술력을 증명하는 것과 같았고, 따라서 당시 워치 브랜드들은 앞 다투어 천문대 테스트를 위한 특별한 무브먼트를 선보였다. 

제니스는 1897년부터 천문대 크로노미터 대회에 참여했으며, 제니스의 매뉴팩처 무브먼트는 워치메이킹 브랜드 중에서 가장 많은 2,333개의 크로노미터 상을 수상했다. 그 중에서도 칼리버 135는 다른 모든 무브먼트를 능가하는 전설적인 무브먼트였다. 제니스의 기술 책임자 찰스 지글러(Charles Ziegler)의 요청에 따라 에프렘 조빈(Ephrem Jobin)이 제작한 이 크로노미터 칼리버는 뇌샤텔, 제네바, 큐 테딩턴, 브장송 천문대에서 열리는 크로노미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특별히 개발되었다. 

135라는 이름은 직경 13리뉴(뇌샤텔 천문대 테스트의 손목시계 부문에서 허용된 최대 사이즈인 30mm에 해당)와 두께 5mm의 무브먼트 크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 무브먼트는 1949년부터 1962년까지 두 가지 버전으로 생산되었는데, ‘135’는 상업용 버전이었고, ‘135-O’는 천문대 크로노미터 테스트 목적으로만 제작된 버전이었다. 이 중 칼리버 135-O는 235개의 크로노미터 수상 경력을 달성하며 워치메이킹 역사에 최고의 기록을 남겼다. 당시 ‘크로노미터 장인’으로 손꼽혔던 찰스 플렉(Charles Fleck)과 르네 기각스(René Gygax)의 손길로 조정된 이 무브먼트는 특히 뇌샤텔 천문대의 손목시계 부문에서 1950년부터 1954년까지 5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22년, 제니스는 카리 부틸라이넨(Kari Voutilainen), 그리고 필립스 및 백스 앤 루소 협업(Phillips in Association with Bacs & Russo)과 함께 칼리버 135-O의 전설적인 이야기를 부활시켰다. 마스터 워치메이커 카리 부틸라이넨이 당시 연속 우승을 거뒀던 10개의 빈티지 무브먼트를 복원해 특별한 리미티드 에디션을 제작했던 것이다. 올해 제니스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과거의 칼리버 135를 재해석하여 완전히 새로운 칼리버 135 무브먼트를 선보였다.

  • 카리 부틸라이넨이 복원한 칼리버 135-O 리미티드 에디션

새 무브먼트는 과거의 칼리버를 단순히 복제한 것이 아니라 최신 기술과 소재를 활용해 현대적인 구조로 재탄생했다. 파워 리저브는 과거의 40시간에서 72시간으로 늘었고, 기어 트레인의 톱니 구조를 최적화해 효율성을 높였다. 2.5Hz의 진동수로 작동하는 커다란 밸런스 휠에는 조정 스크루와 브레게 오버코일을 더했다. 칼리버 135-O의 시그니처 디테일인 두 개의 화살표 모양 레귤레이터를 사용해 정밀한 조정이 가능하며, 스톱 세컨드 메커니즘이 추가되어 시간을 초 단위까지 정확히 설정할 수 있다. 또 밸런스 스프링을 보호하기 위해 스프링을 장착한 주얼 세팅을 더했고, 하루 오차를 +/-2초 이내로 정밀하게 조정해 COSC 인증을 받았다. 

무브먼트의 정교한 마감 기법 역시 돋보인다. 브리지에 매력을 더하는 ‘브릭’ 기요셰 기법은 제니스 매뉴팩처의 독특한 외관에서 영감을 받았다. 또 배럴에는 원형 새틴 마감 기법을 적용했고, 크라운 휠은 블랙 폴리싱 처리했으며, 커다란 사이즈의 주얼로 더욱 세련된 매력을 더했다.

창립 16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모델인 만큼 외형에도 신경을 썼다. 새로운 G.F.J. 워치는 칼리버 135가 활약했던 1950년대를 충실히 반영해 빈티지의 우아한 품격과 모던한 디테일을 완벽히 결합했다. 지름 39mm의 플래티넘 라운드 케이스는 계단식 베젤과 계단식 러그가 돋보이며, 얇은 옆면과 조각적인 라인에는 브러싱 및 폴리싱 처리를 번갈아 적용했다. 또 노치드 크라운에는 G.F.J. 이니셜을 장식했다. 

빈티지와 모던의 만남은 다이얼까지 이어진다. 제니스와 하늘의 유대 관계를 상징하는 블루 다이얼은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깊이감을 선사하며, 섬세한 디테일로 세련된 감각을 연출했다. ‘브릭’ 기요셰 패턴이 돋보이는 외부 링에는 화이트 골드 아워 마커와 비즈로 장식한 미닛 트랙을 배치했다. 중앙의 딥 블루 컬러 라피스 라줄리는 골드 컬러의 파이라이트 디테일로 별이 빛나는 하늘이 연상되며, 자연스러운 텍스처로 각 다이얼마다 개성을 살렸다. 6시 방향의 오버사이즈 서브 다이얼은 마더 오브 펄 소재로 제작했고, 얇은 화이트 골드 배턴 핸즈로 시, 분, 초를 표시한다.

스트랩은 다크 블루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블랙 카프스킨 가죽 스트랩, 블루 ‘사피아노’ 카프스킨 가죽 스트랩까지 3가지 스트랩을 제공해 다양한 스타일로 착용할 수 있으며, 플래티넘 핀 버클에는 G.F.J 이니셜과 브릭 패턴을 새겼다. 또 구매자가 요청할 경우 중앙 링크에 브릭 패턴을 새긴 7연속 플래티넘 브레이슬릿을 매치할 수도 있다.

16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플래티넘 모델이라서 가격은 꽤 높은 편이다. 하지만 신형 무브먼트를 선보인 만큼 새로운 별이 이 시계에만 뜰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제니스는 이 엔진으로 21세기의 크로노미터 역사를 다시 써내려갈 것이다. 칼리버 135는 과거의 ‘복각’이 아니라 전설의 ‘부활’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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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는 새로운 엔진으로 21세기의 크로노미터 역사를 다시 써내려갈 것이다.
상세 정보
  • 지름 :
    39.15mm
  • 두께 :
    10.5mm
  • 소재 :
    플래티넘
  • 유리 :
    사파이어 크리스털
  • 방수 :
    50m
  • 스트랩 / 브레이슬릿 :
    다크 블루 앨리게이터 악어 가죽 스트랩, 블랙 소 가죽 스트랩, 블루 사피아노 소 가죽 스트랩, 플래티넘 핀 버클, 플래티넘 브레이슬릿(주문 가능)
  • 다이얼 :
    브릭 기요셰, 라피스 라줄리, 마더 오브
  • 무브먼트 :
    칼리버 135
  • 방식 :
    핸드와인딩
  • 기능 :
    시, 분, 초
  • 시간당 진동수 :
    18,000vph(2.5Hz)
  • 파워리저브 :
    72시간
  • 가격 :
    8,472만원
  • 수량 :
    16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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