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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G 2025] 파네라이 주피테리움

그래도 지구는 돈다

  • 이상우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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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locca.com/news/wwg-2025-%ed%8c%8c%eb%84%a4%eb%9d%bc%ec%9d%b4-%ec%a3%bc%ed%94%bc%ed%85%8c%eb%a6%ac%ec%9b%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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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G 2025] 파네라이 주피테리움

WWG 2025 파네라이 부스 중앙에는 커다란 원형 오브제가 전시되어 있었다. 투명한 구체에는 별자리가 그려져 있었고, 지구와 행성들이 안쪽 공간을 유영하고 있었다. 행사를 위한 설치 미술 작품인가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올해의 노벨티 중 하나였다. 플라네타리움(Planetarium, 천체 투영기) 시계 주피테리움(Jupiterium)은 이탈리아 물리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천재성을 기리기 위한 작품이다. 갈릴레오의 혁신적인 과학 정신과 파네라이의 혁신적인 기술을 천체 시계로 연결시킨 것. 이 대형 설치 예술 작품은 가로 75cm, 세로 86cm, 무게 약 110kg로, 갈릴레오의 발견 덕분에 인류가 알게 된 우주의 움직임을 재현한다. 

1610년, 갈릴레오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를 발견했다. 망원경을 통해 목성의 네 위성(갈릴레오 위성: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을 관측한 것이다. 갈릴레오는 이 위성들이 지구가 아닌 목성을 중심으로 돈다는 사실로부터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그 유명한 지동설을 주장했다. 천문학의 중요한 이벤트에서 영감을 받아 주피테리움은 당시 갈릴레오가 보았던 지구 중심의 하늘을 재현한다. 

주피테리움은 지구를 중심에 두고, 그 주위를 회전하는 태양, 달, 목성, 갈릴레오 위성 등 다른 천체들을 표시한다. 이 궤도는 수동 와인딩 메커니즘과 퍼페추얼 캘린더 시스템으로 제어되며, 천체들의 실시간 이동을 추적한다. 시계는 8개의 배럴로 힘을 받아 시간당 18,000회 진동한다. 각 배럴에는 4m 길이의 메인 스프링을 장착해 총 길이 32m의 메인 스프링으로 40일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한다. 또 퍼페추얼 캘린더 시스템을 탑재해 2099년까지 별도 조정 없이 날짜, 월, 연도, 요일을 정확하게 표시한다. 특히 월 길이와 윤년은 9,999년까지 계산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데, 한 세기가 끝날 때마다 워치메이커가 100년 디스크를 90도 회전시켜서 계속 연도를 계산할 수 있다. 

커다란 구체는 북반구와 남반구로 나뉘어 있으며, 두 반구는 지구의 적도를 상징하는 밴드로 연결되어 있다. 밴드에는 12개의 별자리가 새겨져 있다. 이 천구는 약 23시간 56분 4초에 한 바퀴 회전하는데, 이는 별주기일(sidereal day)을 나타낸다. 지구 조형물은 이탈리아가 정면을 향하도록 배치되어 있다. 이는 당시 갈릴레오의 관찰 시점을 반영한 것으로, 파네라이의 이탈리아 유산을 기리는 한편, 그의 발견이 천문학과 과학에 미친 영향을 존중하는 의미를 담았다. 

지구에서 볼 때 행성이 ‘뒤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도 재현했다. 이 현상은 ‘레트로그라데이션’이라고 불리며, 행성이 자신이 위치한 궤도와 지구의 궤도에 따라 상대적인 위치와 움직임에 의해 별 배경에서 마치 뒤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 효과는 지구가 목성을 자신의 궤도에서 추월할 때 발생하는데, 이를 재현하기 위해 파네라이는 특허 받은 메커니즘을 별도로 개발했다. 이 메커니즘을 통해 목성과 그 위성들이 하늘에서 어떻게 속도를 늦추고, 역행하며,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지를 시각적으로 정확하게 구현한다. 

천체의 볼트는 별자리를 포함한 형태로 회전하며, 지구에서 관찰된 별들의 겉보기 움직임을 포착한다. 1,650개의 부품은 주로 티타늄으로 제작되어 전체 무게를 관리하고 복잡한 메커니즘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거대한 시계는 유리상자에 넣고 마호가니 받침대 위에 올렸다. 파네라이 작품이라는 것은 천체 디스플레이 아래에 위치한 다이얼을 보면 알 수 있다. 쿠션형 케이스나 크라운 보호 장치는 없지만 파네라이 고유의 다이얼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다. 수평 형태의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에는 ‘40 giorni(40일)’라는 글귀를 적었다. 비록 손목시계는 아니지만 역대 파네라이 제품 중에서는 가장 긴 파워 리저브다.  

 

주피테리움은 지구를 중심에 두고 갈릴레오의 시점에서 다른 천체들의 움직임을 표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동설을 주장했던 그의 의견과 정반대되는 모습을 구현한 셈이다. 아마도 갈릴레오가 무덤에서 걸어 나와 이 시계를 봤다면 이렇게 말할 것 같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갈릴레오가 무덤에서 걸어 나와 이 시계를 봤다면 이렇게 말할 것 같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상세 정보
  • 크기 :
    75 x 86cm
  • 무게 :
    약 110kg
  • 무브먼트 :
    기계식 칼리버
  • 방식 :
    매뉴얼 와인딩
  • 기능 :
    시, 분, 초, GMT,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퍼페추얼 캘린더, 지구를 중심으로 천체 회전 표시
  • 시간당 진동수 :
    18,000vph(2.5Hz)
  • 파워 리저브 :
    40일
  • 가격 :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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