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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제는 스톤 다이얼에 조예가 깊은 브랜드다 보니 시계를 제작할 때 생각할 수 있는 옵션이 많다. 단순히 컬러 베리에이션에 그치지 않고 스톤 다이얼 활용해 시계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꿔버릴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피아제 폴로 퍼페추얼 캘린더(Piaget Polo Perpetual Calendar) 옵시디언 워치 역시 그렇다. 특유의 가드룬 장식을 입힌 다이얼 대신 옵시디언(흑요석) 오너먼트 스톤 다이얼로 바꾼 것만으로도 폴로 퍼페추얼 캘린더의 인상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파란색 흑요석과 초록색 흑요석이 발산하는 오묘하고도 신비로운 광채는 피아제 폴로를 귀족처럼 보이게 만들어준다. 흑요석은 미네랄이 풍부한 황화물이 바위 안에 갇힌 채 굳어지며 생성되는데 패턴이 일정하지 않다 보니 다이얼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고유한 비정형 패턴을 가진다. 

베젤에 아무런 젬 세팅을 하지 않은 블루 옵시디언과 달리 그린 옵시디언은 베젤을 56개의 브릴리언트 컷 에메랄드로 꾸몄다. 베젤의 폭에 따라 크기가 다른 에메랄드를 세팅해 시계가 더욱 입체적으로 느껴진다. 퍼페추얼 캘린더의 배치나 디테일은 상당히 신선하다. 12시 방향에는 밀접한 연관이 있는 월과 윤년을 묶어 놓았다. 보통 알파벳 L로 표기하는 윤년을 동그란 기호로 대체한 것도 재미있다. 3시 방향에는 날짜, 9시 방향에는 요일이 자리한다. 기존의 가드룬 장식 다이얼에는 6시 방향에 퍼페추얼 캘린더를 적어 놓은 데 반해 옵시디언 다이얼에서는 해당 문구가 사라졌다. 퍼페추얼 캘린더 글자는 이 시계의 정체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4개의 카운터 다이얼이 대칭을 이루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옵시디언 다이얼 모델은 이 문구가 없으니 대칭이 조금 흐트러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가상의 원을 그리면 대칭은 여전히 유효하다. 피아제 로고 하단에는 문페이즈가 있다. 달은 울퉁불퉁한 달의 크레이터를 제법 사실적으로 묘사했는데 옵시디언 다이얼의 독특한 질감과 괜찮은 조화를 이룬다. 

화이트 골드 케이스는 지름이 42mm다. 퍼페추얼 캘린더 정보를 형태 안의 형태(shape-in-shape)를 바탕으로 제작한 폴로 케이스에 담으려면 어찌할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대신, 두께는 8.65mm로 제어했다. 덕분에 손목에 밀착되는 느낌이 좋다. 방수는 30m로 평이한 수준이다. 

얇은 두께를 실현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셀프와인딩 칼리버 1255P다. 칼리버 1200P에 퍼페추얼 캘린더 모듈을 올린 울트라-씬 무브먼트로 두께가 4mm밖에 되지 않는다. 1950년대부터 울트라-씬 무브먼트 개발에 힘써 온 브랜드가 피아제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 파란색으로 코팅한 마이크로 로터에는 피아제의 문장이 박혀 있다. 원을 그리는 제네바 스트라이프, 파란색 나사와 빨간색 주얼의 어우러짐은 스위스 워치메이킹의 정석에서 한 치도 벗어남이 없다. 에타크론 레귤레이터를 사용한 것은 이 시계의 가치와 가격을 생각하면 논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 파워리저브는 42시간이다. 

옵시디언 블루에는 블루 러버 스트랩을, 옵시디언 그린에는 그린 러버 스트랩을 매칭했다. 폴딩 버클은 케이스와 동일한 화이트 골드로 제작했다.

옵시디언 블루는 레귤러 에디션이지만 옵시디언 그린은 18개 한정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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